형은 형이지 3부

그러고 또 흥청망청 허송세월 하다가 지인소개로(중개업소 같음. 내생각) 나이어린 외국여자(20대 초) 하고 결혼해서 몇년 조용하게 살았어요.

부모님이 그쪽에 매달 돈보내고 형수한테 용돈도 주고 생활비도 주고. 나이도 어린데다가 한국음식 할줄도 모르고 배울려고도 안하고 그와중에 한국말도 잘 못하면서 이런건 어디서 줒어들었는지. 엄마 이런거 시키지마 나안해 나 일하러 온거 아니야. 월급줘야 돼(한국말 잘 몰라서 어버버 하는데 끼워맞추면 대충 이런뜻) 그냥없어(공짜없어 이런뜻)엄마도 포기하고 더이상 안가르쳐 주시더라구요.

엄마가 집안일 다하고 식사준비도 엄마가 다하셨구요. 형수는 한국음식이 입에 안맞는다고 자기 먹을꺼 따로 해서 먹거나 자기네나라 친구들하고 놀러도 다니고 자기입맛에 맞는 재료 사다가 해먹기도 하구요.

말이 안통해서 그런가 형이 도박을 하던 술을먹던 관심도 없더라구요.

추석날 햇밤 한박스를 지인이 보내주셨는데요. 엄마가 밤이 많으니 밤떡 만들어 준다고 밤을 삶아서 가족들끼리 둘러앉아 까는데 형수가 손톱이 망가졌다며 인상을 팍 쓰면서 내가 당신들 나라에 일할려고 온거 아니야 일시킬려면 돈줘(해석하면 대충 그런뜻)한국말도 잘 못하면서 어디서 그딴것만 배워가지고.

다들 어이없어서 서로 번갈아가며 쳐다보다가 엄마가 방에 들어가서 볼일봐라, 그랬더니 휙 들어가버립니다. 그렇게 말빨 센 형도 말문이 막혔는지 생각지도 못했는지 아무소리도 못하고 멍…

그러다가 조카가 생겼는데요. 형수가 유전자가 강한건지 어쩐지. 막생긴게 형수 하고 똑같더라구요. 털없는 고릴란줄…. 형은 자기자식 쳐다도 안보고. 딸인데 어쩔.

부모님 연세도 많으신데다 정년퇴직하고 계속 일을하셨는데요. 무리가 왔는지 아버지는 계속 병원다니고 엄마혼자 직장에 집안일까지 여기저기 돈나갈곳은 많고. 저는 저대로 저축하면서 생활비 꼬박꼬박 드렸구요. 형한테 직장다니라 그러면 내가 걸리적거린다 이거지, 사라져줄게 이따위 소리나 하고.

형수는 엄마아빠 언제 갈지(돌아가실지) 모르니까 집을 자기앞으로 해달라고 수시로 졸라대고. 엄마는 손주크면 손주앞으로 해준다고 그러고. 형수는 내가 외국여자라서 못믿냐고, 무시하냐고 그러면서 울고불고. 형은 애데리고 니네나라로 꺼지라고 그러고. 형수는 기다렸다는듯이 돈부터 내놓으라고 난리치고.

그놈에 돈돈돈. 돈 맡겨놨나? 몇년 살면서 이핑계 저핑계로 뜯어간 돈이 얼만데. 내돈도 보태줬구만.

강제로 떠맡은 조카, 형은 나몰라라. 4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