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2살 결혼 2년차 여자입니다.
제목처럼 형님이 조카 육아를 부탁하는데 어떤게 현명한 선택인지 판단이 되지 않아 글을 씁니다. 객관적인 판단 부탁드립니다.
제 남편은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고 수입은 때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세후 5-600정도 됩니다. 저는 작년까지 남편의 학원에서 강사를 했었고 지금은 휴직 상태입니다. (학원에서 만남) 휴직은 저희 부부 모두 결혼을 하자마자 아이를 갖길 원했는데 자연임신이 되질 않아 시험관을 시도하게 되면서 남편이 먼저 권유했습니다.
아이를 너무 갖고 싶어서 계속 시술을 시도하고 있는 와중에 형님께서 조카를 봐줄수 있겠냐 부탁하시니 여러가지로 마음이 복잡합니다. 형님은 저희 부부가 시험관 시술을 하고 있는것은 모르고 계세요.
형님과 아주버님은 모두 의사시고 각자 병원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두 분의 수입까진 제가 잘 모르지만 아무래도 잘 버시겠죠. 부럽기는 합니다만 두 분의 노력이고 또 형님이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이라고 저희 결혼할때도 이후에도 금전적으로 많이 도와주셔서 그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투가 좀 무뚝뚝하신 편이라 처음엔 좀 무섭기도 했는데 지내다보니 아주 합리적인 분이시고 의외로 따뜻한 면도 많으셔서 사이는 나쁘지 않습니다. 가까이 살아서 남편이랑 형님은 한달에 한두번 정도 둘이 밖에서 밥먹고 들어옵니다. 가끔 제가 같이 간다고 하면 항상 저녁 사주시고 헤어질때 남편 몰래 용돈 쓱 찔러주시는 그런 성격이세요. 시부모님도 쿨하셔서 명절에 그냥 가족끼리 외식하면 됐다 하시고 명절 전주나 그 담주에 밥한끼만 같이 하면 명절 당일에는 여행을 가던 뭘하던 신경 안쓰세요. 오히려 올 추석에는 남편이 학원을 하니 명절 아니면 너네가 해외여행 갈 시간이 언제 있겠냐며 등떠미셔서 남편하고 둘이 여행다녀왔습니다.
그런데 형님이 5개월 전에 출산을 하셨고 한달 뒤쯤부터 다시 일을 하고 싶어하세요. 그런데 조카가 어려서 모르는 사람 손에 맡기자니 걱정이 되신다면서 혹시 제가 일주일에 3일, 형님이 출근하는 시간(9시-7시)만 맡아줄수 없겠냐고 부탁하시네요. (조카가 유치원 갈 나이까진 일주일에 3일만 출근하실거라고 하심) 제 집이든 형님네 집이든 장소는 상관없다고 편한 곳에서 봐달라고 하셨어요. 그냥 봐달라고 하시는건 아니고 한달에 300정도 주실 생각이신거 같아요. 시부모님은 차로 한시간 거리에 사시고 저희는 차로 10분 거리에 살아서 저한테 먼저 부탁해 보는거라고 내키지 않으면 거절해도 된다고 하셨는데 뭔가 알 수 없게 마음이 울적하네요.
그렇게 무리한 부탁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고 거절해도 아무말 안하실 분이긴 한데 형님처럼 저렇게 당당하게 살 수 없는 제 처지도 좀 슬프고 애타게 기다리는 우리 아가는 안오고 조카를 봐야한다는 사실도 좀 울적합니다. 지금 마음같아서는 그냥 임신 준비로 힘들어서 어렵다고 거절하고 싶은데 그러자니 그동안 도움받은 것도 많고 300이 적지도 않은 돈이라 고민이 됩니다.
새벽에 씁쓸한 마음에 쓴 글이지만
현명한 조언 부탁드려요